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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유럽증시 승패, AI가 갈랐다-[글로벌 증시]

supelta 2026. 6.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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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원문입니다.)

상반기 유럽 증시는 'AI 반도체에 얼마나 올라탔느냐'가 승패를 갈랐습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경쟁력에 따른 국가별 증시 격차가 유럽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는데요. 지난주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이탈리아가 17.59%의 수익률를 내며 가장 앞서가고 있죠. 그다음 네덜란드 13.34%, 스페인이 11.78% 순입니다. 반대로 유럽 대표국가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시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하위권이었는데요. 프랑스가 3.33%, 독일은 2.02%에 그치며 상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도 짚어 봐야겠죠? 먼저 이탈리아의 경우 시가총액 1, 2위가 모두 은행일 만큼 금융 비중이 큰데요. 올해 대형 은행 인수합병이 잇따른 데다, 애플과 테슬라 등에 칩을 공급하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같은 반도체주까지 가세하면서 힘을 받았습니다. 상승률 2위 네덜란드는 사실상 ASML 효과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요. AI 반도체 투자 붐으로 ASML의 주가가 올 들어 68% 급등했고, 이 흐름이 곧 네덜란드 증시의 강세로 이어진 겁니다.


반대로 반도체 비중이 작은 국가들은 소외됐습니다. 프랑스가 대표적인데요. 세계 최대 명품기업 LVMH의 경우 중국 수요 둔화로 주가가 올해 20% 넘게 하락했죠. 명품주의 비중이 큰 프랑스 증시 역시 동반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부진했던 독일은 두 가지 악재가 겹쳤는데요. 자동차와 산업재 중심이라 반도체 랠리의 수혜를 거의 받지 못했고, 경기 자체도 흔들린 겁니다. 독일경제연구소에선 중동 전쟁발 에너지 공급난으로 독일이 2분기와 3분기 모두 소폭 위축되며,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질 거라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영국의 경우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르면 오늘 중으로 사임 의사를 표명할 거란 보도가 나왔는데요. 경제 정책 실패와 지방선거 참패로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게 결정적 원인이 됐단 분석이고요. 간밤 트럼프 대통령도 스타머 총리가 이민과 에너지라는 두 가지 핵심 사안에서 크게 실패했다며 사퇴설에 힘을 실었습니다.

하반기 유럽 증시 변수는 크게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봤는데요. 가장 먼저 빼놓을 수 없는 변수는 중동 정세겠죠. 미국과 이란의 스위스 1차 회담 소식에 브렌트유가 3월 초 이후 최저까지 내려왔는데요. 유럽은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지역이죠. 그래서 유가가 떨어지면 기업의 비용 부담과 가계의 연료비가 줄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봅니다. JP모간에서도 “이란 문제가 잦아들고 유가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유럽 스토리가 폭발할 거”라 전망했고요.

첫 번째 변수와 연결되는 두 번째 변수는 바로 ECB 금리인데요. ECB가 지난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했죠.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자,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금리를 올린 건데요. 실제로 지난 5월 유로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ECB의 목표치 2%를 훌쩍 상회한 3.2%를 기록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파급 효과가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한 상황인데요. 다행히 그 뒤로 미국과 이란의 휴전 회담이 진전되며 유가가 내려왔지만, 여전히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겠습니다.

마지막 변수는 기업들의 실적입니다. 시장에선 유럽 기업들의 이익이 2분기 13%, 3분기 16%, 4분기 23%로 갈수록 가팔라질 거라 보고 있는데요. 참고로 지난 1분기 실적에선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7% 증가한 바 있습니다. 다시 말해 시장의 기대가 상당히 높다는 건데요.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기업 실적을 뒷받침할 거란 설명입니다.

유럽증시에 대한 주요 IB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는데요. 가장 낙관적인 건 바클레이즈와 HSBC입니다. 둘 다 스톡스 유럽 600지수 연말 목표치를 670으로 제시했는데요. 현재보다 약 5%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거죠. 특히 바클레이즈는 유가 급등과 금리 충격이 장기화될 위험이 크게 줄었다면서, 그동안 미국 기술주에 쏠려 있던 자금이 유럽으로 넘어올 거라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목표치 660을 제시하면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구조적 성장 테마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는데요. 기술주와 은행주, 항공우주와 방산, 그리고 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습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UBS는 630을 목표가로 제시하며, 올해 유럽 이익을 끌어온 에너지와 은행, 이 두 축의 실적 상향이 이미 정점을 지나서 오히려 하향 조정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경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무역 갈등을 우려하며, 현재보다 소폭 낮은 수준인 600선으로 내려갈 거라 봤고요. 가장 비관적인 TFS는 585포인트로, 8% 넘는 하락을 점쳤습니다.



정리해보자면 하반기에도 유럽증시는 다른 국가 대비 드라마틱한 상승이나 하락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요. 유가와 금리의 압박을 기업들의 실적이 얼마나 잘 방어해내는지 주목해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홍혜민 외신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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