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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냐 MS냐… 엇갈린 거물들의 ‘비밀 장부’, 13F 베일 벗었다 [글로벌 IB리포트]

supelta 2026. 5. 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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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이 월가 거물들의 진짜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비밀 장부', 13F 보고서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이번 공시는 한마디로 '구글이냐, 마이크로소프트냐'와 같이 AI 시대를 바라보면서도 정반대의 의견들이 팽팽하게 맞물렸는데요.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대가들의 베팅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① 빌 애크먼의 퍼싱 스퀘어: "AI 수익화의 승자는 MS"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 스퀘어의 총 운용 자산 규모는 약 137억 1,000만 달러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번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규 편입이었습니다. 퍼싱 스퀘어는 단숨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을 15.3%까지 채우며 단일 보유 종목 4위 자리에 올렸습니다.


빌 애크먼이 마이크로소프트에 거액을 베팅한 이유는 AI가 바꾸는 기업들의 '업무 흐름'을 MS가 이미 장악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오피스 365가 기업 업무 환경에 깊숙이 침투해 있어 경쟁사들이 복제하기 불가능한 진입장벽을 구축했다고 본 것입니다. 그 위에 AI 비서인 '코파일럿'이 탑재되면서 직장인들의 일상에 AI가 침투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애저 파운드리'라는 클라우드 AI 인프라까지 가세해 확실한 AI 수익화 모델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힐튼 월드와이드는 전량 매도했고, 알파벳(구글) 지분은 무려 95%나 청산하는 극단적인 리밸런싱을 단행했습니다. 기존 아마존 지분은 19% 늘리며 기술주 중심의 압축 포트폴리오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② 드러켄밀러: 구글 전량 처분하고 바이오 섹터 주목

조지 소로스의 오른팔이자 거시 경제의 흐름을 가장 먼저 감지하는 투자자로 유명한 스탠리 드러켄밀러 역시 빌 애크먼과 동일한 스탠스를 취하며 구글을 전량 처분했습니다. 지난 4분기에 구글 지분을 대폭 늘렸던 것과 대조적으로, 불과 한 분기 만에 전량 매도 버튼을 누르며 포트폴리오에서 완전히 제외했습니다. 타이밍을 보면 올해 1분기 구글 주가가 약 8% 조정을 받을 때 과감하게 포지션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켄밀러는 구글과 함께 항공주도 전량 처분한 반면, 바이오·메디컬 섹터의 주식을 대거 신규 편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는 AI 랠리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에 대비하는 동시에, 바이오 섹터에서 새로운 성장 촉매가 열릴 것을 감지한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③ TCI 펀드 매니지먼트: "우리는 구글이 이긴다" 정반대 행보

영국의 거물 투자자 크리스토퍼 혼이 이끄는 TCI 펀드 매니지먼트의 선택은 정반대였습니다. 지난해 헤지펀드 역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TCI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팔고 그 돈으로 알파벳을 집중 매수했습니다.
TCI는 1분기에 알파벳 클래스 A 주식 246만 주를 신규 매수했고, 클래스 C 주식도 885만 주까지 늘리며 구글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였습니다. 반면, 기존 1,678만 주에 달하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273만 주로 싹둑 잘라내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습니다. "같은 AI 시장이지만 구글이 이긴다"는 일관된 논리입니다. 아울러 '독점력이 있는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철학에 따라 비자와 무디스 등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금융·평가사의 지분은 일제히 확대했습니다.

④ 버크셔 해서웨이: 아벨 시대의 대수술, 알파벳 3배 폭증과 항공주 금기 해제

마지막으로 워런 버핏의 뒤를 이은 그레그 아벨 CEO 체제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사상 유례없는 포트폴리오 대수술을 단행했습니다. 1분기에만 무려 240억 달러의 주식을 매도하고 160억 달러를 새로 매수하며, 보유 종목 수를 42개에서 29개로 대폭 압축했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알파벳이었습니다. 버크셔는 알파벳 지분을 기존 1,800만 주에서 약 5,800만 주로 무려 3배 이상 폭증시켰습니다. 앞선 TCI 펀드와 마찬가지로 구글의 확실한 AI 경쟁력과 현금 창출 능력에 거액을 던진 것입니다. 또한, 델타항공 4,000만 주를 신규 편입한 점도 월가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팬데믹 당시 "항공주 투자는 실수였다"며 전량 매도했던 워런 버핏의 금기를 깨고, 아벨 CEO가 항공 업황의 부활에 확신을 베팅한 것입니다. 이 소식에 델타항공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이상 상승했습니다.


반면 비자, 마스터카드, 유나이티드헬스, 아마존, 에이온은 전량 매도했습니다. 이 종목들은 최근 JP모건 체이스 제미이 다이먼 회장의 러브콜을 받고 자리를 옮긴 버핏의 투자 후계자, 토드 콤즈가 주로 관리하던 포지션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벨 CEO가 전임자의 색채를 지우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13F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고의 투자자들조차 동일한 시장을 바라보며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13F 공시는 매 분기 말일을 기준으로 작성되어 45일 이내에 제출되는 '과거의 기록'입니다.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는 대가들이 선택한 종목 자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 '왜 그들이 그런 베팅을 했는가'에 대한 논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거물들이 제시한 투자 논리가 지금의 시장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효한지 검증해 보는 과정이 향후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읽는 가장 확실한 힌트가 될 것입니다.

박지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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